여름이 끝나갈 때
소설 속 여주인공처럼
정말로 갇혀 살았어
너와 함께 창문 뒤에서 바라보았지
제비들이 높이, 수직으로 날아가는 것을
가끔씩 연이
공중에서 곡선을 그리며 그 시간을 비스듬하게 만들었어
그 시간을 흘려보내는
그 시간을 흘려보내는
망각의 바다 속 수소들을

문틈 사이로
너를 방 안에서 엿보았어
향기가 영혼을 침범했고
빛이 자리 잡았어
야자수 꼭대기에

너와 함께 창문 뒤에서 바라보았지
제비들이 높이, 수직으로 날아가는 것을
시골길을 따라
우리는 행복했어
자존심 때문에
나를 떠나보내지 말았어야 했어
나를 떠나보내지 말았어야 했어

가끔씩 연이
공중에서 곡선을 그리며 그 시간을 비스듬하게 만들었어
그 시간을 흘려보내는
그 시간을 흘려보내는
망각의 바다 속 수소들을

집을 떠날 때
우스꽝스러운 기쁨을 가장했어
아이들이 학교에서 나왔어
역 뒤에서, 버스 위에서
작별 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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