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그림자가
쑥스러워하는 볼도
봉숭아꽃이 물이 들듯이
싱그러워 보였는데
우리의 이행시가
우비가 비를 막듯
이 비 오는 꿈도
이어가기 좋은 말들로 보내려 했는데

이 가랑비가
저 오렌지색 가로등 불빛 속에서
포인트로 따지면
이미 난 꽉 차 버렸는데

단 하루만
저 가라앉는 물방울 속에서
한 움큼 가득 내게 웃어줄래?
하나 둘 셋 넷 묶여있는 저 꽃다발 속에서
그 사이에 사랑해라고 말해줄래?

바람이 살짝 부는 오후에
마침 네가 차려준 밥과 반찬이 난 없네
네 생일날에 초를 불었지, 너 없이
널 떠올리고 봄을 기다리는 꽃같이
불쑥 밀려오는 화려한 저 조명 속에
그 모습 속에 넌
환한 가을 색 단풍잎 같아서
계속 짙어져 가는데

이 가랑비가
저 오렌지색 가로등 불빛 속에서
포인트로 따지면
이미 난 꽉 차 버렸는데

단 하루만
저 가라앉는 물방울 속에서
한 움큼 가득 내게 웃어줄래?
하나 둘 셋 넷 묶여있는 저 꽃다발 속에서
그 사이에 사랑해라고 말해줄래?

이 비가 그칠 때쯤이면
우산을 덮어도 이미 난 젖어버렸는데


단 하루만
저 가라앉는 물방울 속에서
한 움큼 가득 내게 웃어줄래?
하나 둘 셋 넷 묶여있는 저 꽃다발 속에서
그 사이에 사랑해라고 말해줄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