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이 가면 애쓰지 않아도 지워질 거라 했지
그 말만 믿었지 그래야만 버틸 수 있었으니까

그럴 리 없잖아 뇌라는 게 그리 허술한 장치일 리 없잖아
그날 내게서 달아나버린 게 무슨 수를 써도 여태 돌아오지 않아

세월이 지나면 모두 추억이 된다는 말
그때 내 안에서 죽어버린 게 별짓을 해도 좀처럼 살아나지 않아

노력으로 알 수 없는 일 세월 지나 그제서야 확인되는 일
어떤 기억은 생각보다 오래가고 또 어떤 일은 영원히 잊히지 않는다

세월이 지나면 모두 추억이 된다는 그럴듯한 말
그때 내 안에서 죽어버린 게 별짓을 해도 도무지 살아나지 않아

제때 못 챙긴 일과 무심히 던진 차가운 말
시간이 지날수록 생생하게 떠올라 미안해

잠시나마 달콤했던 그때를 나는 잊지 못하네
가장 거칠고 사나운 꿈속에서도 만날 수 없던 시절이여

이제는 뭉칫돈으로도 살 수 없을 아련한 기억이여
피 한 방울 묻지 않은 쉬운 말에 속아버린 가련한 영혼이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