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도
아무것도
아무것도
필요 없으니
나는 그저 이렇게
이렇게만 살고 싶어요
어린 나로 그저 이렇게)

이 세상 모든 건 다 너무 쉽게 변해가
거울에 나만 봐도 내 모습이 아닌 듯 어색하지
언제까지나 철없고
마냥 맑은 어린아이처럼
살 수 없다는 건 알지만
나 벌써 형들 나이에 도착한 건 좀 억울해
나 아직 여행도 제대로 가본 적이 없는데
초침은 가리켜 20대를
어릴 때 스물은
마냥 다 큰 어른이었는데
형들을 거쳐서 어느새
이제는 나의 옆줄에서 나를 따라 달리고 있네
이제는 정말 몇 발자국 안 남았다는 게 느껴져
나 이럴 줄 알았으면 여행도 좀 다녀보고
교복도 좀 입어볼 걸 맨날 한 발 뒤에 혼자